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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가 곧 출간됩니다.

피닉스문예 조회 수 6263 추천 수 0 2003.12.29 20:27:00


이헌 님의 장편소설 <<볼프>>가 곧 출간됩니다.

<<볼프>>는 제2차 세계대전, 이역만리 독일에서 만난 청년들의 고뇌와 좌절을 담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몸으로 겪어야 했던 사람들이 한 번쯤은 앓았을 그리고 여전히도 치료되지 못한 '우리 안의 파시즘'과의 갈등과 치열한 투쟁을 담고 있습니다.



이헌 장편소설
ꡔ볼프ꡕ 보도자료

제2차 세계대전.
이역만리 독일에서 만난 청년들의 고뇌와 좌절…
아버지 히틀러를 죽여라!
‘우리 안의 파시즘’과의 치열한 싸움
이 시대로 길게 울려 퍼지는 역사의 총소리


1. ꡔ볼프ꡕ 소개
1-1. 줄거리
2차 세계대전이 한창 전개 중이던 1941년 베를린(伯林), ꡔ나의 투쟁ꡕ을 바이블로 여겼던 히틀러의 열렬한 숭배자, 다섯 청년이 모여 든다. 조선 청년 이현영과 윤덕한, 독일 청년 악셀, 미하엘, 그리고 안드레스가 바로 그들이다. 이 ‘히틀러의 아이들’은 홀로코스트 등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정치․사상적 아버지’인 히틀러를 암살할 뜻을 모으고 치밀한 작전 계획을 수립한다. 암호명 볼프. 독일어로 ‘늑대’라는 뜻인 볼프는 히틀러의 별명이기도 하다. 히틀러를 죽이기 위해 ‘볼프’가 되고자 하는 이들은, 동시에 자신 안에 있는 ‘볼프’를 죽여야 하는 딜레마에 봉착하는 것이다.

1-2. 간략한 소개
신예 작가 이헌이 1년여에 걸친 자료 수집과 하루 12시간씩 6개월간의 집필기간, 그리고 3개월간의 퇴고 기간을 거쳐 탈고한 첫 장편소설 ꡔ볼프ꡕ가 출간되었다. 카피라이터와 시나리오 작가의 이력을 지닌 만큼 그녀의 첫 소설은 시종일관 긴장감과 박진감을 잃지 않으면서, 마치 영화를 보여주듯 한 장면 한 장면을 우리의 뇌리 속에 연출해 나간다. 읽어갈수록 소설의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도록 만드는 작가의 솜씨는 치밀한 묘사로 복원해내는 40년대 베를린이라는 시공간을 재현하는데 성공하면서 한 권의 책 속에 거대한 영화 스튜디오를 옮겨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2차세계대전 당시의 베를린에서 히틀러 암살을 모의하는 다섯 청년의 초상(肖像)은 결기 있는 청년들의 무용담을 보는 듯하지만 치열한 내면적 갈등에 대한 밀도 있는 묘사는 우리로 하여금 파시즘과 오이디푸스 삼각형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를 질문하도록 만든다.

1-3. 이 책의 특징
히틀러, 그리고 아버지와의 투쟁
파시즘은 히틀러의 창조물이 아니다. 빌헬름 라이히가 ꡔ파시즘과 대중심리ꡕ를 통해 주장하듯이 파시즘이란 대중의 욕망이 응축된 것에 다름 아니며 자신의 억압과 예속마저 요구하는 대중이 파시즘과 홀로코스트, 히틀러의 광기를 낳은 원동력이다. 히틀러의 탁월한 정치적 감각은 바로 그 대중의 욕망을 읽어내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말하는 데에 있었다. 히틀러가 말하는 것은 청중이 듣고 싶어 하는, 그러나 말하지 못하는 바로 그것이었고, 바로 그러한 이유로 대중은 그의 연설에 발을 구르고 흐느끼며 혼절하고 열광했던 것이다.
세기말부터 불어닥친 네오나치즘의 광기 어린 발호는 파시즘이 얼마나 공고하게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는가를 역설적으로 방증한다. ꡔ볼프ꡕ는 우리가 파시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일러준다기보다는 그것을 용기 있게 응시하는 젊은이들을 그려 보인다. ꡔ볼프ꡕ의 등장인물들은 파시즘과 절연된 지사형 풍모의 혁명가라가 아니다. 이들 역시 히틀러에 열광하고 ꡔ나의 투쟁ꡕ을 줄줄 외우는 히틀러주의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시절을 보냈다. 과거의 이들은 히틀러를 욕망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밤새도록 뛰어다녔지… 전투라도 하는 기분이었어. 밤중에 다 함께 몰려다니는 게 들뜨고 신이 나서… 각목을 멋들어지게 휘둘러서 단번에 유리창 깨는 게 재미있었어… 나쁜 짓이었지. 괴벨스가 부추겨댔지만, 실제로 깬 건 나였어. 참 나쁜 짓을 한 거야… 유태인도 때렸어. 많이는 아니지만, 게쉬타포가 된 듯한 게 우쭐한 기분이었지.” ……(중략)…… “고백하건대, 그의 연설은 나의 첫 엑스타시야.”

히틀러에 열광했던 이들이 히틀러를 암살하고자 의지를 모으고 구체적인 준비를 하는 과정은, 그러나 그리 단순하지 않다. 그 과정은 자신 안에 내재해 있는 히틀러, 그 내면과의 치열한 투쟁을 동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고독한 시간이기도 하다.

“우리가 왜 유태인을 죽였는지 해명하지 못하면, 철학이고 시고 이제 없어…….”
“…그건 너희의 히틀러를 해명함인가?”
압도당했던 현영이 저도 모르게 물었다. 그러자 악셀은 더욱 절망적인 눈초리로 되받았다.
“그보다 더 커. 히틀러의 우리를 해명함이다…….”

이들의 히틀러는 아버지와 결부되어 나타난다. 오오세 에이스케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이현영의 아버지와 악셀의 아버지 폰 레넨캄프 장군은 이렇게 말한다.

“너는 조선인이다. 고로 일본인이다. 조선과 일본은 한 나라기 때문이다. 조선 이름은 이현영이고, 일본 이름은 오오세 카오루다. 둘 다 소중히 하여라. 좋은 조선인은 좋은 일본인이니, 다르다고 생각해서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없다. 조선인도 일본인도 모두 황국의 신민인 것이다.”
“총통은 나폴레옹과 다르다. 사욕에 의한 전쟁이 아냐. 독일 민족을 위한 전쟁이다. 설사 패하더라도, 우리 민족이 앞으로 나아갈 바를 그가 한 팔을 들어 가리켜보였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전쟁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 그는 과거를 청산했고, 이제 미래를 지향한다. 그 같은 영도자는 다시없다.”

히틀러와의 투쟁이 아버지와의 투쟁과 결부되어 나타나는 것은 파시즘과 오이디푸스 삼각형과의 결합을 보여준다.

영화 같은 소설, 1940년대 베를린으로의 초대
소설 ꡔ볼프ꡕ는 독일인의 소설을 번역했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40년대에 대한 재현이 뛰어나다. 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독일의 오래된 도시를 걷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심지어 작가가 혹 독일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을 촉발시키기도 하는데, 저자 이헌에게 독일은 낯선 땅일 뿐이다.
제3제국의 건축 양식이나 도시 설계, 나치당의 선동 가요와 리펜슈탈 등의 친나치 영화에 이르기까지 당대에 대한 모든 묘사는 1년여에 걸친 자료 수집과 조사, 그리고 연구의 과정을 거쳐 나왔다. 그래서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거대한 영화 스튜디오의 정교한 세트에서 찍은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다. 물씬 풍겨나는 1940년대의 아우라는 젊은이들의 생을 건 투쟁의 과정을 한층 비장감 있게 만들어준다.

2차세계대전인가, 일제치하인가?
최근 194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한국문학의 특징 중 하나는 그 공간적 배경이 상당히 넓어졌다는 데에 있다. 그러나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2차세계대전이라는 세계사적 맥락 속에서 해당 시기를 조망하기보다는 ‘일제시대’라는 말에서 드러나듯이 저항적 민족주의에 머물러 있다.
ꡔ볼프ꡕ는 이러한 민족주의적 관점을 역전시킴으로써 시공간적인 배경을 확장시키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 제국의 심장이었던 1940년대 베를린은 현영과 덕한, 그리고 세 독일 청년을 통해 21세기 이 시대의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어떤 것이다.

박진감 있는 사회 소설
90년대 이후 한국 소설계의 여성화 바람은 한편으로 억압되어 있던 개인적 내면을 드러내는 성과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성이 탈각된 사소설의 범람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헌이 드러내는 개인의 내면은 이러한 부류의 소설과는 다르게 시종일관 사회역사적 현실과 부단히 부딪히고 갈등하는 내면이다. 가냘프고 무력한 ‘개인의 비명’이 아니라, 강한 의지의 청년들이 내뱉는 얕은 신음소리라고 할 수 있다. 사회성 짙은 이같은 소설이 그러나 우리에게 ‘엄숙함’만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녀의 문체는 짧고 빠른 보폭으로 박진감 있게 나아가며 드라마틱한 장면의 전환은 리드미컬하게, 때로는 거세게 또 때로는 부드럽게 굽이쳐 간다.

탁월한 심리 묘사
빠른 장면 전환, 짧고 리드미컬한 호흡의 문장과 대비되는 것은 인물에 대한 심리 묘사의 탁월함이다. 작가는 결코 선악의 이분법으로 인물을 그려내지 않는다. 가령, 주인공 이현영의 아버지인 오오세 에이스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무수한 친일파와는 다르다. 예컨대 자신의 이익만을 좇아 양심과 지조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기회주의자가 아니다. 작가는 친일파를 단일한 방식으로 그려내는 관습과 평면성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민족주의적 태도라고는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이현영의 아버지 오오세 에이스케는 ‘진실한’ 황국신민이다. 이를테면 확신범인 셈이다. 작가는 인물을 그려냄에 있어서 관습과 평면성, 일면성을 거부한다. 그것이 이 소설을 읽는 ‘관습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를 낯설게 하기도 하지만, 그 관습적 선악구도로 인간을 바라보는 시야를 해방시키는 쾌감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신예 작가 이헌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난 젊은 작가 이헌은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ꡔ볼프ꡕ는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데뷔작이다. 대학 졸업 이후 시나리오 작가와 카피라이터 생활을 했다. 자신만의 글쓰기를 위해 1년여에 걸쳐 자료조사와 연구를 하면서 매일 12시간씩 6개월간의 집필, 3개월간의 퇴고의 시간을 거쳐 ꡔ볼프ꡕ를 출간하였다.

2. 저자 이헌(1976~ ) 프로필
1976년 서울 출생. 1999년 성균관대 철학과 졸업.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문학에 뜻을 두다.
어려서는 너무나 자연스럽던 꿈이, 성장과 함께 괴물로 변모. 변한 건 나인가, 꿈인가.
철학과를 지망한 이유 : 첫째, 재밌을 것이다. 둘째, 내 문학의 뼈대가 될 것이다.
작가가 되기로 한 이유 : 선택이 아니다. 내가 언제, 왜, 작가가 되려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평생을 걸고  추적하여 기필코 규명해낼 의문.
이 소설을 쓰기로 한 이유 : 나 역시, 히틀러에게 혐오와 매혹을 강하게 느낀다. 히틀러가 내게 발휘하는 그 강렬한 흡인력의 정체, 그에게 빠져드는 내 안의 무엇. 이는  규명해야 할 현상이라는 생각이, 이 소설의 시초다.
내 힘이 닿는 한도 내에서 규명해야 할 것들 중 하나는, 처칠은 틀렸고, 우리는 히틀러를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을 다하여, 히틀러  같은 인물을 수용하고 싶은  유혹과 싸워가며. 그것이 히틀러와 히틀러의 투쟁에 대한 나의, 그리고 우리의 투쟁이다.

3. 저자 후기
처칠은 영국이 패할 때에 히틀러 같은 애국자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었다.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기 전의 실언이긴 하나, 히틀러 최대의 적중 하나인 처칠조차 그런 생각을 했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 역시, 히틀러에게 혐오와 매혹을 강하게 느낀다. 히틀러가 내게 발휘하는 그 강렬한 흡인력의 정체, 그에게 빠져드는 내 안의 무엇. 이는 규명해야할 현상이라는 생각이, 이 소설의 시초다.
내 힘이 닿는 한도 내에서의 규명 중 하나는, 처칠은 틀렸고, 우리는 히틀러를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을 다하여, 히틀러 같은 인물을 수용하고 싶은 유혹과 싸워가며. 그것이 히틀러와 히틀러의 투쟁에 대한 나의, 그리고 우리의 투쟁이다.
우리 민족이 다시 어떤 수난을 겪더라도 우리는 그를 거부해야 한다. 그의 통치 아래 범죄자가 되어 결국은 우리와 타 국민 모두를 희생시키느니, 그가 가져다주는 거짓된 승리를 거부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히틀러를 독일의 특유한 현상으로, 독일적 악몽으로 보고 있으나, 그는 언제나 모든 곳에 있었고, 지금 여기에도 있으니, 우리 또한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것이 두 번째 규명이다.
그는 자기 민족의 우월성에 사로잡혀, 타민족을 멸시하며 침략도 서슴지 않는다. 우수한 자민족의 순수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면 타민족의 희생도 마다않는, 어느 민족이건 사로잡히기 쉬운 욕구. 그것은 약육강식의 법칙에 지배되는 생물의 원초적 욕구이기도 하다. 인간은,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생물이나, 동시에 어떤 생물보다도 치열하게 추구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내 안의 히틀러를 보라. 그는 강대하다. 그가 그토록 예리하게 꿰뚫어본 욕구를 지닌 인간인 내가, 그 자에게 그 힘을 주었다. 그러나 나는 그 자와 싸울 것이다. 그는 인종의 위기를 경고하나, 쇼펜하우어가 말했듯 나는 한 개인으로서, 이미 하나의 독자적 종이다. 나는 내 순수성을 다른 종인 타인에 의거하지 않고, 자연이 유전자에 새겨놓은 생물로서의 욕구 외에도, 나만의 독자적인 욕구를 만들고 지향할 수 있다. 내 민족의 일인인 인간 이헌으로 태어난 의미를 추구하기에는 히틀러의 욕구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으며, 하고자 원한다. 그런 내게 있어, 진정한 위험은 다른 종이 아니라, 다른 종의 희생을 내 존재의 근거로 삼는 히틀러인 것이다.
내가 이헌이고, 내 민족이 한민족인 것에는, 타인과 타민족간의 상호존중이 필요할 뿐, 그 누구의 희생도 필요치 않다. 희생은 내게는 나 자신, 우리 민족에게는 우리 민족 자체의 것으로 족하다.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며 자긍심이길, 그럴 수 있기를, 기도한다. 나 자신에게, 우리 자신에게.
어려운 투쟁이다. 본능과 이성이든, 이 욕구와 저 욕구건, 히틀러와 나이건, 칼로 자르듯 둘로 확연히 나뉘어 있지 않다. 그것들은 이미 유구한 인류 역사와 일천한 개인의 역사를 통해 서로 녹아들고 융합되어 있다.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니, 나는 히틀러이자 이헌이다. 그렇듯 실은 나를 향한 싸움이니, 그 상대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고, 혼동과 착오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 싸움은, 인간에게 있어 이것만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선악을 뛰어넘어, 내가 나일 것이냐의 투쟁. 나를 흔적도 없이 집어삼킬 수 있는 것은 나뿐인 것이다.

많은 사료들이 귀중한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모두 훌륭한 저작들로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 사료들 간에도 상충되는 것들이 많았다. 하이드리히의 유태 인구수 계산만도 사료마다 서로 다른 숫자를 제시하고 있으며 연표의 날짜도 간혹 그러했다. 동일한 사건이더라도 저자의 시각 및 국적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그려졌던 것은 물론이다. 독자들이 아는 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런 이유도 있음을 고려하기 바란다. 또한 가능한 한 정확한 사료를 찾아내려 노력했으나 소설의 극적 구성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것을 우선했으며, 소설적 자유를 살려 독일인의 전시 생활상 묘사나 실존 인물의 형상화에서, 많은 부분 날조했음을 밝힌다.
또한 2차 대전이나 홀로코스트, 히틀러와 일본에 대한 비평 등은 나의 사견임을 구태여 밝힌다. 물론 객관적 사실의 사료를 토대로 했으나, 그 사실들 또한 내 주장의 근거로서 윤색해 제시했음을 볼 때 결국 주관적인 결론에 불과하다. 그 주장의 설익고 독단적인 점에 대해서는 책임지겠으나, 혹시 독자가 이를 학계에서 인정된 하나의 학설로 오해할 지도 모른다는 노파심에서 말해두는 것이다. 독자들이 소설과 역사의 차이를 구분할 줄 모르리라 생각해서가 아니라, 히틀러에 대한 책을 처음 읽는 독자들의 경우 나의 히틀러 상에 휩쓸리기 쉬운 위험을 지적하고자, 사족을 달았다. 이는 나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소리이기도 하다.
상반된 시각과 다양한 주장들 속에서 하나의 진상이라도 찾으려 노력하면서, 나 스스로 독선적일지 모르나 독자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 독자들 역시 비판적 글 읽기를 통해 각자의 시각을 형성하여, 내가 이 테마를 선택한 의미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당연한 이야기를 되풀이하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을 쓴 나의 체험이, 내 손을 떠난 책을 통해 타인의 또 다른 체험으로 이어지기를. 이 책이 진정한 체험의 씨앗이 될 수 있을지 자문하는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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