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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문)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의 희생양
[책 리뷰] 9ㆍ11의 희생양(마이클 웰치 지음, 박진우 옮김, 갈무리, 2011)

우선 『9ㆍ11의 희생양』을 통해 마이클 웰치 교수를 알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마이클 웰치 교수는 미국의 저명한 형사정책학 교수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있는데, 이 기회에 그의 연구 성과들이 더 많이 국내에 소개되길 바란다. 또한 시중에 수많은 사회과학서들이 존재 하지만 소위 ‘인문사회학의 위기’로까지 불리며 불황을 겪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읽는 이로 하여금 다시 한 번 미국사회를 거울삼아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번역한 역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2008년 출범 이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ㆍ‘미디어법 논쟁’ㆍ‘4대강 사업 추진에 대한 마찰’과 같이 국가와 국민의 소통을 가로막고,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국정운영 행보로 한국 사회에 수많은 갈등을 야기해 왔다. 가장 최근에는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집회’에 대해 그 요구와 의견을 평가절하 하는 듯한 모습으로 또 한 번 수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렇듯 독선적으로까지 보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국민들의 개선요구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이슈를 주제로 한 ‘촛불집회’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은 말뿐인 소통에 그치고 있는 듯 보인다. 최근 서울 지방경찰청이 방송사 교통리포터들에게 ‘반값등록금 촛불집회를’, ‘불법집회’로 방송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에서도 볼 수 있듯, 정부는 반대 의견에 대한 무관용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인으로 살아가면서도 뉴스를 통해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 이 같은 소식들에 실망감과 답답한 마음을 갖고 있던 때에 접하게 된 이 책은, 오랜 시간 대학이라는 공간을 떠나 ‘먹고 살려면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은 그만두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만 살아가자’고 다짐하면서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가던 내 모습을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취업난이라는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각개약진 돌파’를 시도하며 사력을 다해 살아가야만 하는 지금의 현실 속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많은 청년들의 모습은, 어쩌면 본질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국가’에 의해 ‘눈높이가 너무 높은 젊은이들’, ‘고생하기 싫어하는 청년들’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9.11에 의한 미국인들의 희생은 미국인들의 가슴 속에 큰 상처로 남아 응어리져 있다. 얼마 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에 의해 사살 되었다고 발표했을 때, 언론을 통해 보도된, 많은 미국인들의 환호하는 모습이 그 증거였다. 하지만 당시 그런 미국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수많은 한국인들은 9.11로 인한 미국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 미국 내에서 이슬람교ㆍ아랍인ㆍ남아시아 계통 사람들에 대한 수많은 증오범죄가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했다. 단지 빈 라덴의 사살 이라는 하나의 사건만을 받아 들였을 뿐이다.

나는 이 책이 그런 한국인들의 사고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독자들이 이 책을 9.11을 둘러싼 미국 내부의 인종적, 민족적, 국가적 폭력이라는 ‘남의 나라 일’이라는 관점으로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내의 각종 정치적·사회적 이슈 속에 드러나지 않은 소수의견·반대 의견에 대한 주류 정치권·언론·정부의 대응 방식에 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될 ‘스마트한 독자’들이 한국사회에는 많다는 생각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9ㆍ11의 희생양』이, 인문학도로서 사회와 현실에 대한 날카롭고 뜨거운 관심ㆍ비판의식ㆍ연구 열정으로, 비판적ㆍ성찰적 글쓰기 작업을 이제 막 시작하는 역자에게, 또 이 책을 통해 대중들과 대화를 시작하고 싶어 하는 새내기 번역가인 역자에게, 그의 인생과 학문이 더욱 더 발전해 갈수 있는 귀중한 자양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윤상욱 /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휴학 중


2011년 6월 20일

프로메테우스


기사 원문 링크 : http://www.prometheus.co.kr/articles/110/20110620/201106201813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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