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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다양한 가면 하나를 벗겨낸... | YES24 리뷰2011-05-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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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지자본주의

조정환 저
갈무리 | 201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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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 혹은 소비자본주의라고도 하는 제3기의 자본주의를 인지자본주의로 정의한 까닭을 광범위하게 설명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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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세계의 거대한 전환과 사회적 삶의 재구성’이라는 부제를 단 조정환의 <인지자본주의>는 읽는 과정도 그렇지만, 읽고 난 느낌을 정리하는 일도 지난하다 싶어 며칠째 미뤄두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어렵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정리가 안된다’ 솔직하게 고백하면 ‘얼마나 이해하였는지도 모르겠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들자면, 제 자신이 이 분야에 대하여 축적된 지식의 양이 많지 않다는 점을 먼저 들어야 할 것 같고, 그런 까닭에 저자가 다루고 있는 주제가 지나치게 방대하여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핵심논제로 모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전공 탓에 인지(cognition)라는 단어에는 매우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인지자본주의’라는 용어가 너무나 생경하다는 말씀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나는 이 조로하고 있는 21세기의 자본주의를 인지자본주의라는 말로 명명했다(13쪽)”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료를 찾아보면 인지자본주의(cognitive capitalism)란 용어가 국내외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 불과 5년여 밖에 되지 않은 것 같고, 아직은 사회학분야에서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기 보다는 가설이 검증되고 있는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지난 이 십 여 년 동안 이루어져온 연구들의 많은 부분은 인지자본주의의 증상들과 결과들을 탐구하는 데 바쳐졌다.(13쪽)”고 적고 있어 사회학분야에 대한 저의 무지를 탓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지란 무엇인가?’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저자는 “지각하고 느끼고 이해하고 판단하고 의지하는 등의 호라동에 포함되는 정신적 과정을 총칭하는 용어로서, 감각, 지각, 추리, 정서, 지식, 기억, 결정, 소통 등의 개별적 및 간개체적 수준의 정신작용 모두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43쪽)”할 것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다음 국어사전에서도 “자극을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일련의 정신 과정. 지각, 기억, 상상, 개념, 판단, 추리를 포함하여 무엇을 안다는 것을 나타내는 포괄적인 심리학용어”라고 정의하고 있어 저자가 인지라는 용어를 잘 정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인지는 생명체만의 속성이 아니라 비생명체도 가질 수 있는 속성‘이라고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역사가 시작되면서 다양한 사회구조가 등장하고 소멸되었습니다. 아직까지 명맥은 남아있지만 근본적인 사상이나 철학이 변질되어 있는 전체주의 혹은 사회주의도 있겠습니다만, 지구상에서 살아질 운명이라고 지목되었던 자본주의는 문제점도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지만 수정 보완을 거쳐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베네치아, 제노바, 네덜란드 등에서 꽃피웠던 상업자본주의, 영국과 독일을 거쳐 미국으로 이어져온 산업자본주의를 뒤이어 등장하여 신자유주의, 혹은 금융자본주의라고 부르는 제3기의 자본주의를 인지자본주의로 정의하는 쪽을 택했다고 합니다. 책의 전반을 통하여 저자의 주관심사가 노동의 잉여가치는 자본이 아닌 노동을 제공한 자의 몫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에 바탕을 두고 있는 점으로 보아 제3장을 “‘노동하는 신체’에서 ‘노동하는 영혼’으로”라는 제목에 핵심이 담겨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즉 선진국의 사회구조가 노동자들의 비교적 단순한 작업을 통하여 생산이 이루어지던 산업사회와는 달리 생산라인이 사람의 힘을 산업로보트를 비롯한 운반장비 등 기계적 힘으로 대체되어왔고, 인간은 그런 시스템을 개발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정신노동의 비중이 커지고 방향으로 진화해 온 점을 고려한다면 잉여가치 생산에 결정적 요인으로 간주하였던 신체노동의 비중이 너무 줄어들었다는 현실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논의의 중심에서 비껴있던 인지노동을 잉여가치의 핵심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데 착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노동운동에서는 블루컬러와 화이트컬러의 구분이 그리 어렵지 않았겠지만, 인지노동에서의 블루컬러와 화이트컬러의 구분이 과연 쉽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조직의 상하관계에서 인지노동의 종류를 따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체 글의 초반에서는 잉여가치의 착취를 중심으로 한 맑스의 사상을 신체노동영역에서 인지노동으로까지 확대하여 설명하고 있다고 보이지만, 인지노동자들의 공감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재구성’이라는 제목으로 이어지고 있는 인지자본주의 영역에서의 자본형태, 공간, 시간, 계급, 정치, 지성 등에 대한 재해석은 시각에 따라서는 논의전개가 무리하다 싶은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과학분야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식으로 인지자본주의에 대한 총론적 관점을 다루는 부분과 각론적 관점에서 심화된 논의를 전개하는 부분으로 나누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결론부분에서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는 20세기 노동의 잉여가치 분배를 위한 투쟁의 역사를 인지노동으로까지 확대한 투쟁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점을 사족으로 달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인지자본주의에 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책의 말미에 달아둔 문답풀이는 신선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전체 서평 링크 : http://blog.yes24.com/document/4224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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