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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8일 일요일 낮 12시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열린 <캘리번과 마녀> 화상강연, 질의응답 메모입니다. 
거친 정리입니다. 보충하실 부분은 언제든지 댓글을 달아주세요.
질문자 분들이 질문하신 내용을 충분히 다 적지 못한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1. 강의

오늘 이 자리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처음 하는 강연입니다. 이런 자리를 갖게 되서 설레고, 자리를 만들어 준 갈무리 출판사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와 이 책의 정치적, 역사적 의의에 대해 강의하겠습니다. 나는 이 책을 역사서라기보다 정치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역사를 보는 특정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임금을 받지 못했던, 주로 여성들이 전담했던, 재생산 노동의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것입니다. 나는 자본주의에서, 일상생활을 재생산하는 여성들의 노동이 체계적으로 평가절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이 오늘날의 반자본주의 투쟁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970년대에 <가사노동을 위한 임금지불운동>에 참여했던 우리들은 여성의 노동이 자본주의 밖에 있어서, 혹은 전(前)자본주의적이기 때문에 여성이 차별받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오히려 여성들이 수행한 재생산노동, 가사노동이 자본주의의 토대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자본주의에서 무임금노동으로, 비노동으로 비가시화된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여성들의 재생산노동은 일상적으로, 그리고 여러 세기 동안 계속해서 자본주의가 착취하는 임금노동력을 생산해 왔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재생산노동에 직접적으로 의존합니다. 이러한 통찰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오늘날의 현실과 투쟁을 조망하는 데 있어서도 꼭 필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여성의 노동의 왜 자본주의에서 평가절하되었는지 그 역사적 기원을 연구하기 위해 자본주의 탄생기의 문헌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가 임금 메카니즘을 통해 여성과 남성 간에 위계를 도입하였음을 발견했습니다. 즉 자본주의는 임금체계를 통해 그 자신이 의존하고 있는 무임금노동을 착취할 수 있었습니다. 
봉건제 사회의 생존경제 하에서 생산과 재생산은 하나의 과정이었고 분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탄생 이후 생산과 재생산이 엄격하게 분리되었고, 남성과 여성 간에 차별이 존재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유럽뿐 아니라 신세계 아메리카를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나는 이러한 맥락에서 2세기 동안의 마녀사냥을 고찰했습니다. 16세기에서 18세기까지 자본주의의 발전, 노예제 발전, 식민지 정복과 함께 여성에 대한 대규모의 공격이 일어났습니다. 수백수천만의 여성들이 마녀로 지목되어, 악마와 교통한다는 이유로, 인류의 적이라는 이유로 체포되고, 고문당하고, 화형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기존의 역사서술에서, 특히 맑스주의적 역사서술에서조차 주변화되어 있습니다. 맑스도 마녀사냥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의 책은 마녀사냥이 자본주의 탄생에서 결정적인 사건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마녀사냥은 자본주의 임노동체계와 노동규율에 걸맞게, 봉건제의 모든 실천양식들을 통째로 뒤집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녀사냥 과정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재생산 능력에 행사하던 통제력을 상실했고, 섹슈얼리티는 새로운 노동규율에 부합하도록 완전히 재조직되었습니다. 
1970년대에 나와 나의 자매들은 이 재생산노동이 자본주의 축적에 결정적임을 확신하게 되었고, 이 주장을 뒷받침할 역사적 증거들을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가사노동의 기원, 자본주의의 기원, 봉건제의 생산양식, 봉건제에 대항하는 투쟁들을 연구하는 긴 역사적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의 분석의 초점은 여성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에서 여성의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것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둘은 전혀 다른데, 전자는 기존의 역사서술에서 누락된 한 페이지를 추가한다는 의미라면, 여성의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것은 역사 전체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쓰는 것과 같습니다. 
또 나는 맑스가 시초축적이라고 부른 과정을 재고찰하게 되었습니다. 맑스는 자본주의 탄생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시초축적 개념을 사용합니다. 그는 시초축적을 생산자와 생산수단이 분리되는, 즉 농민이 땅으로부터 분리되어 임금노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그런데 나는 시초축적 과정이 생산수단과 생산자의 분리일 뿐만 아니라 재생산과 생산의 분리과정이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을 위한 상품생산은 경제활동으로 취급되고, 임노동으로 조직되며, 주로 남성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반면 인간을 생산하는 재생산활동은 경제활동으로 여겨지지 않으며, 비가시화되며, 임금을 받지 못하며, 여성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오늘날 세계화로 인해 전 세계에 시초축적과 여성에 대한 공격이 귀환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캘리번과 마녀>가 제기하는 논의는 특히 중요합니다. <캘리번과 마녀>는 우리의 정치적 현실을 읽는 해석방식을 제공합니다. 첫째로 이 책은 오늘날 수많은 여성이 임금노동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성들은 여전히 임금을 받지 않는 엄청난 양의 노동을 계속하고 있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둘째, 이 책은 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생존수단을 박탈하는 시초축적 과정이 지속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오늘날 투쟁이 임금을 둘러싼 영역에 국한되서는 안 된다는 인식은 사람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나는 공통적인 것(common)을 위한 오늘날의 투쟁들 속에서 그러한 인식의 확산을 확인합니다. 사람들은 재생산노동, 삶을 생산하는 노동을 평가절하하고 보이지 않는 노동을 지속시키는 것이 자본주의의 구조적 특성임을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시위나 미국의 점령하라 운동은 권력구조에 대항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협력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조직된 재생산 양식들을 발명해 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의 퀴어 운동, 트랜스 젠더 운동 등도 자본주의의 성적 분업에 중요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여성주의 내부에서 '여성' 범주에 대한 비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여성' 범주가 너무 일반적이기 때문에 분석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나의 관점에서 이런 비판은 재고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포스트모더니즘 이론 등에서 '여성' 범주가 도전받고 있는 것은 그들이 '여성'이라는 범주를 문화적 정체성 혹은 주디스 버틀러와 같은 이론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수행적 범주, 수행적 과정으로 사고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노동조직화에서의 특정한 장소/위치(place)로 '여성'을 정의한다면 이 범주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이 갖는 관점의 함의 중 하나는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이 질서를 폐기하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기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노동자의 신체에 가한 분리, 즉 임금, 성별, 국적, 지리적 차이 등으로 심어놓은 분리들을 극복하는 것이 근본적인 정치적 과제라는 점입니다.


2. 질의응답

1) 시초축적과 마녀사냥이 오늘날 귀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부연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조정환 선생님)
세계화는 거대한 시초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세계화는 토지 사유화, 지역경제의 파괴, 생산의 탈영토화 등 사람들을 생존수단으로부터 분리하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고통받게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16~17세기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사유화, 토지 수탈, 생존수단 파괴로 인해서 노동시장으로 강제로 유입되는 노동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초축적은 자본이 착취가능한 노동력의 증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재생산활동의 평가절하를 동반합니다. 
마녀사냥에 관해 말하자면, 지난 15~20년 동안 아프리카, 인도, 네팔, 파푸아뉴기니 등지에서는 수천 명의 여성들이 마녀로 지목되어 죽임을 당하고 추방당했습니다. 특히 북부 가나에는 마을에서 쫓겨나 갈 곳없는 여성들이 집단거주하는 마녀촌(witch camp)이 존재할 정도입니다. 이 현상에 대해서는 많은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과정이 세계화와 직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마녀사냥은 토지의 사유화가 일어나는 곳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여성들의 토지가 빼앗기고, 여성들이 공유지에 갖던 접근성이 가로막힙니다. 또 이 공격은 주로 나이든 여성들을 대상으로 행해집니다. 재생산 활동이 평가절하되고, 생존경제(subsistence economy)에 공격이 가해지면서, 생존경제에서 삶의 재생산을 주로 책임지던 이 여성들은 공동체에 짐이 되는 불필요한 존재로 여겨져 죽임을 당합니다. 
또 오늘날의 경제정책들로 인해 사람들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내가 점점 더 빈곤해지는 것인지에 대한 감각을 상실하고 점점 혼란에 빠진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이것은 아프리카 사람들을 빈곤하게 만드는 정책이 워싱턴 DC와 제네바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2) 봉건제에서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재생산활동이 더욱 평가절하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인권'의 관점에서 보면 봉건제에서보다는 자본주의에서 그래도 여성의 지위가 상승하지 않았나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노영숙 님)

우선 인권은 자본주의의 탄생과 함께 자동으로 출현한 것이 아니라 그간의 오랜 투쟁들이 쟁취해 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의 첫 두 세기 동안 유럽, 식민지, 아메리카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역사적으로 전례없는 대규모 공격이 있었습니다. 세계사를 보면, 또 식민화의 역사를 보면, 자본주의가 도래할 때는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여성에 대한 공격이 진행되었습니다. 화폐와 화폐관계가 경제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될 때 이 경제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재생산활동이 보이지 않게 되고 평가절하됩니다. 또 여성들은 사회적 권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유럽에서 봉건시기 동안 여성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농사를 지은 생산물에 대한 접근권을 갖고 있었습니다.

3)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속에서 재생산노동을 사고하시면서 재생산노동이 임금노동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시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가사노동이 임금노동이 되면 자본주의가 가진 모순적인 체계를 강화한다는 역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노영숙 님)

아주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입장은 <가사노동을 위한 임금지불 운동>을 했던 1970년대와 달라졌습니다. 우선 우리가 가사노동이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유는, 자본주의가 가사노동을 불불노동으로 배치했고, 그래서 가사노동은 불불노동일 때만 자본주의에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것이 자본주의 질서를 전복하는 것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임금을 둘러싼 국제적 관계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특히 지난 2~30년 동안 우리는 화폐 가치의 절하를 계속해서 목격했습니다. 그래서 임금노동, 노동분리라는 전제가 점점 흔들리고 있습니다.
오늘날 더욱 중요한 투쟁은 생산수단의 재전유라고 생각합니다. 토지, 다양한 종류의 자산들을 재전유하는 운동들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도시텃밭운동, 공동체 농업, 주거지를 둘러싼 투쟁 등 시장을 넘어서는 투쟁들 말입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이러한 투쟁들이 성장했습니다. 
특히 주거지 투쟁, 강제퇴거, 강제폐쇄를 둘러싼 투쟁들이 성장했습니다. 주거지는 역사적으로 자본주의에서 불불 재생산 노동이 이루어지는 곳이었습니다. 여성들은 주거지에서 불불노동을 하면서도 국가나 토지소유주에게 오히려 돈(세)을 지불해야 하는 혐오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또 오늘날의 토지, 토지 접근권 문제는 식량문제와 직결돼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무엇을 먹는가? 우리가 먹는 것은 우리를 건강하게 하는가? 아니면 오히려 우리를 죽이고 있는가?라는 문제와 직결되는 오늘날 투쟁의 핵심 사안 중 하나입니다. 
토지문제는 공간문제와도 연결됩니다. 오늘날에는 모든 것이 사유화되어서, 우리는 공공공간에 존재하기 위해서도 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숲, 해변 등이 그 예일 것입니다.

4) 여성운동을 하게 되신 계기, 개인사가 궁금합니다.
이것은 긴 이야기지만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나의 여성주의는 많은 여성주의자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나는 전후 이탈리아에서 자랐고, 당시 이탈리아에는 여전히 파시즘 질서가 지배적이었습니다. 파시즘 하에서 여성과 남성의 관계는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이었습니다. 또 전후 재구조화 과정은 여성들을 집 밖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우리 세대의 여성들은 모순 속에 있었습니다. 한편 사회에는 가부장적 코드가 잔존해 있었고, 다른 한편 전쟁 경험은 가부장적 코드를 침식했습니다. 
나는 1967년에 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왔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사회운동이 폭발하고 있었습니다. 학생운동, 반전운동, 흑인민권운동, 여성운동을 접하면서 나는 단기간에 정치화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탈리아의 사회운동으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1967~68년 동안 이탈리에서는 공장투쟁이 폭발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이론들이 코뮤니즘에 대한 새로운 관점들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1960년대 이탈리아에 오페라이스모라는 조류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공산당의 고전적인 역사유물론에 비판적이었습니다. 여기서 역사유물론이란 생산력이 단계적으로 어떠한 최종적인 진보를 향해 발전한다는 식의 사고법을 말합니다. 오페라이스모는 다른 조류들과 달리 착취에 대한 투쟁을 자본주의 분석에 중심에 위치시켰습니다. 오페라이스모의 이론작업을 접하며 나는 투쟁이 우선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자본주의를 이해하려면 투쟁을, 아래로부터의 저항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그러면 자본주의를 아래로부터의 투쟁에 대한 대항혁명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자본주의가 봉건질서에 대한 투쟁들에 대항해 수립된 것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에는 주로 <가사노동을 위한 임금지불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1970년 이후 미국 사회에 레이건주의가 도래하면서 미국 사회는 우경화되었습니다. 정치적 활동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나는 미국 사회 밖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나이지리아에 가게 되었고, 나이지리아가 IMF 차관을 받아들이면서 세계화를 경험하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IMF 자금을 받아들이면서 사유화, 임금에 대한 공격, 서비스(교육, 건강)의 파괴 등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폭발했고, 이러한 과정이 시초축적과 동일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5)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생협에서는 육아, 노인돌봄, 가사노동 등 여성의 재생산노동을 상품화하고 있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여성이 다시 여성을 고용하게 되는 자본주의 질서의 반복이라고 비판하면서 품앗이 등 공동체 형태의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이러한 움직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임금지불을 통해 이 불불노동을 재평가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시초축적과 마녀사냥 과정을 살펴보면 정말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과정을 통해 여성의 힘에 대한 파괴와 착취가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위에서 이야기한 생협의 사례와 같은 온건한 방식을 통해 빼앗긴 것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일까요?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방식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 어떤 방식이 있는 것일까요? (최윤정 님)

생존수단의 파괴가 자본주의의 신진대사라는 것은 이제 명확해 졌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착취의 순환은 계속될 것이며, 삶의 파괴도 계속될 것입니다. 이러한 질서는 지속 불가능합니다. 일상생활의 재생산의 문제를 정치활동의 중심으로 가져오고 새로운 방식을 개발해 내는 정치 운동의 사례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월가 점령시위대는 월가에 대항하는 것이고, 이집트의 민중들은 군대에 대항하는 것이지만, 이들은 모두 공통적인 것을 재전유하는 운동을 동시에 펼치고 있습니다. 의료팀을 조직하고, 음식을 함께 요리하고, 청소를 조직하는 등, 사회적 재생산의 문제는 운동의 핵심 의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5세기 동안 자본주의는 학살, 착취, 영구적인 전쟁으로 세상을 뒤흔들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아직도 부족하다고 말을 합니다. 위기가 왔으니 또 다시 긴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오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투쟁하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 처해 있습니다. 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2명 중 1명의 미국 국민이 빈곤층이라고 합니다. 이런 질서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6) 다음 생에서 남성으로 태어난다면 여성주의자이고 싶습니까?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생에서의 활동들이 내가 여성주의자라는 것만큼은 다음 생까지 유지시켜주길 바랍니다. 남성도 여성주의자가 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고 그런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어머니와의 관계 속에서 여성주의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된 측면도 있는데, 일요일 점심시간에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여성이 생산적이지 않기 때문에 돈을 못 받는 것이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 발언들 속에서 나는 성별 간의 위계, 권력관계가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확실히 무언가 잘못되었다,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성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여성이 늘 더 강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여성은 그간 너무 많은 것을 감내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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