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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일부 발췌)
 
(중략)

지난 25일 이곳에서는 저서 <유체도시를 구축하라>(갈무리) 출간에 즈음해 방한한 고소 이와사부로(57)와 한국 사회운동가들의 만남이 있었다. 그는 1980년대부터 미국 뉴욕에 살면서 번역가·평론가·잡지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전 지구적인 반자본주의 운동을 벌여왔다. 

지난해 벌어진 ‘월가 점령’ 시위에도 초기 준비단계부터 참여했던 고소는 “권력과의 대결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존재 자체가 운동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존재가 권력을 받치고 있고, 우리 위에 권력이 기생하고 있다는 개념입니다. 물론 경찰과 싸우는 장면을 보면 같은 존재들끼리의 대결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권력도 우리 운동의 결과로서 존재하는 겁니다.”

고소 이와사부로(오른쪽)가 지난 25일 서울 문래동 ‘LAB39’에서 열린 한국 사회운동가들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월가 점령’ 시위 참여 경험을 말하고 있다.


고소의 이런 생각은 우리의 생활양식, 즉 생활공간에서 벌어지는 정치의 중요성을 상징한다. 자본주의는 사실 공격할 실체가 없다. 그럼에도 우리의 일상과 삶의 공간은 어느새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매끈하게 다듬어지고 재조직된다. 고소가 생활했던 뉴욕도 그랬다. 창의적인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활기를 이끌었던 소호(맨해튼의 한 지역)는 차츰 상업화되고 임대료가 오르면서 오히려 예술가들이 쫓겨나고 부유층의 주거지로 전락했다.

폭력적인 개발 속에서도 도시 민중은 자신들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고소는 도시의 본체가 번쩍이는 빌딩과 도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도시 민중의 역동적 움직임 그 자체라고 본다. 이를 일본어로 시중 거리라는 뜻의 ‘지마타(巷)’라고 말한다. 그리고 “반드시 가시적인 흔적을 남기지는 않지만 다양한 차원에서 벌어지는 투쟁으로 형성되는 공간”을 ‘유체도시’라는 이름으로 개념화한다. 시끌벅적하고 꿈틀대는 민중의 움직임을 ‘움직이는 신체’(流體)라 말하는 것이다.

(중략)


2012년 2월 28일
경향신문
황경상 기자

기사 원문 링크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2282157015&code=9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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