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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해동이를 기억하시는지? 1991년 전노협 기관지 <전국노동자신문>에 연재되던 ‘해동이네 집’에 나오던 해동이. 당시 일곱 살이던 해동이는 이제 스무살이 다 됐을 텐데, 그 때 해동이의 세상과 지금 세상은 얼마나 변했을까?

제 목 : 물구나무 선 세상에서 미끼를 물지 않은 노동자들
부 제 : 다시 보는 ‘해동이네 집’, 지금 우리는?
글쓴이: 송은정       문서번호: 35750      게시일 : [2003.11.28 10:05:13]      출처 : [매일노동뉴스]
여러분들은 해동이를 기억하시는지? 1991년 전노협 기관지 <전국노동자신문>에 연재되던 ‘해동이네 집’에 나오던 해동이. 당시 일곱 살이던 해동이는 이제 스무살이 다 됐을 텐데, 그 때 해동이의 세상과 지금 세상은 얼마나 변했을까?
이 글을 연재하던 소설가 김하경씨(58)가 최근‘해동이네 집’을 포함해 그동안 발표했던 28편의 단편소설을 묶어 단편집 <숭어의 꿈>을 펴냈다. 이 책은 우리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냐고 우리에게 묻는 듯 하다.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고 보니 ‘변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답답함에 한숨부터 나온다. 그러나 다행히도 ‘한숨’만은 아니다. 어린이와 어른, 여성과 남성, 노동과 삶이 엮어 짜는 다양한 이야기들. 일터에서 벌어지는 배신과 사랑, 자본과 노동의 한판 싸움, 가족간의 갈등과 화해 등이 따뜻하게 때로는 짠하게 그리고 익살스럽게 펼쳐지고 있어 ‘낙관과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한다.

특히 ‘어떤 법정’이란 제목의 논픽션 소설에선 한진중공업노조가 ‘손배소송’을 제기한 회사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결국 회사가 소송을 철회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현재 상황과 맞물려 만감이 교차한다. ‘어떤 법정’은 한진중공업이 지난 94년 노조의 LNG선상 파업에 대해 1억1,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자 ‘소송고지제도’를 이용해 400여명의 조합원들이 재판에 참여해 변론에 나섰던 일화를 소재로 한 것.
“회사가 1억1,000만원이란 돈이 없어서 손해배상청구를 냈겠습니꺼. 분명히 그들도 나름대로의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 냈을 거고 그렇다면 우리도 분명한 목적과 이유를 가지고 달라드는깁니더.”(‘어떤 법정’ 중에서)
작가에게나 우리에게나 오랜만인 노동소설, <숭어의 꿈>에 대해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누가 뭐래도 이 시대는 자본에 맞선 노동의 시대요, 노동의 숨결이 역사의 물줄기이기에, 함께 분투하며 노동의 숨결과 역사의 물줄기를 따뜻한 눈으로 읽기 쉬운 투로 엮어낸 이 책은 우리 모두를 위한 소중한 결실이다.”
김하경씨는 88년 실천문학에 <전령>이라는 단편으로 등단했고, 90년 <그 해 여름>으로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했다. <내사랑 마창노련 1,2>을 집필했던 김씨는 지금까지 ‘노동문학’의 한길을 걷고 있는 보기 드문 작가다. 그렇기 때문에 배달호, 김주익, 곽재규, 이용석, 이해남씨가 전태일 열사와 같은 길로 떠난 바로 지금, 어쩌면 전혀 새롭지 않을 수 있는 이 책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들의 고단하기만한 ‘노동하는 삶’에 대한 찬사이자, 위로라고 할까.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나오는 일터에서 벌어지는 연애 이야기들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리게 한 비결이기도 했다. 스산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초겨울에 읽기에도 ‘딱’인 책이다.
‘숭어’는 연안에 서식하다가 강 하구나 민물까지 들어와 숨죽이고 있지만 이따금 수면 위로 펄쩍 도약한다고 한다.
“비록 자신의 존재를 위험에 노출하면서도 숭어는 힘차게 물 위로 솟구쳐 오른다. 이 도약이 숭어를 숭어답게 하는, 벗어날 수 없는 숭어의 운명이다. 인간도 마찬가지 아닌가. 수평의 바다 위를 수직으로 힘차게 솟구쳐 오르고 싶은 인간의 꿈, 그 솟구침을 위해 인간은 스스로 위험한 모험 속으로 온 몸을 던져 뛰어든다. 이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인 것이다.”(작가 머리말 중에서)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거지만, 뛰는 고기는 미끼를 물지 않는다고 한다. 자본의 유혹과 탄압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고 있는 저 노동자들처럼. (갈무리 냄, 247쪽, 8,000원)

송은정 기자(ssong@labornews.co.kr)
ⓒ매일노동뉴스 2003.11.28 1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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