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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section-009100003/2004/11/009100003200411121455123.html푸코와 공산당 기관지의 대담

푸코의 맑스
미셸 푸코·두치오 트롬바도리 대담, 이승철 옮김

갈무리 펴냄·1만원

1966년 <말과 사물>을 출간한 이후 미셸 푸코(1926~1984)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 논란은 그가 생존해 있던 시절뿐만 아니라 죽은 뒤까지 이어졌다. 좌익의 일부는 그를 우익이라고 몰아부쳤고, 우익은 그를 극좌라고 비난했다. 극단의 평가를 한몸에 받은 그는 ‘문제적 인물’이었다. 이탈리아 공산당 기관지 <루니타> 기자였던 두치오 트롬바도리가 푸코를 만나 장시간의 대담을 한 것은 그 논란이 한창이던 1978년이었다. <푸코의 맑스>는 바로 이 대담을 정리한 책이다. 당시 이탈리아는 프랑스에서만큼이나 푸코의 영향력이 컸고, 그만큼 논쟁도 뜨거웠다.

1978년이면 이 문제적 철학자가 <성의 역사1­앎의 의지>를 내고 2년이 지난 뒤이며 죽음 직전 펴낸 <성의 역사> 2, 3권이 나오기 6년 전이다. 이 시기에 푸코는 ‘지식’에서 출발한 ‘권력’을 지나 그의 마지막 주제인 ‘주체’로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광기·죽음·감옥·성과 같은 ‘비철학적’인 주제를 파고들었던 이 도발적 지식인은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억측을 일소하려는 듯 작심하고 자신의 견해와 이력과 관심을 털어놓는다. ‘지식’이니 ‘권력’이니 하는, 그로 인해 특별한 의미를 더하게 된 개념들에 대해 자신의 ‘한계경험’을 통해 설명하는 것을 듣다 보면 그의 문제의식이 어디에 있는지 명료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그의 사상을 건성으로 수입해 유행시킴으로써 빚어진 수많은 오해와 오독이 한순간 말끔히 씻겨나가는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대중 ‘위에서’ 진리의 이름으로 발언하는 ‘보편적 지식인’에 대한 푸코의 경멸은 그를 정체 모를 정치적 허무주의자로 오판하게 했지만, 그 자세야말로 이 세계의 억압적 질서와 싸우는 자의 올바른 자세임을 이 대담은 납득시킨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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