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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일부 발췌)

이제 관점을 경제와 역사로 돌려보자. 마리아 미즈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제목 그대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공모관계와 역사를 탐구한다. 미즈는 이 책에서 ‘가정주부화’라는 개념을 제시하는데, 가부장제는 여성을 사적 영역에 가두고 가정주부로 만들어 여성 노동의 가격을 후려치기 해왔다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책들에 비해 쉽게 읽히지는 않겠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일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어렵다면 미즈가 그의 페미니스트 동료인 베로니카 벤홀트-톰젠과 함께 쓴 <자급의 삶은 가능한가>를 먼저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자본주의와 여성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라고 할 만한 실비아 페데리치의 <혁명의 영점>도 추천한다. 여기서 페데리치는 ‘가사노동에도 임금을!’이라는 구호를 내세운다. 페미니즘은 종종 부르주아 여성들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그런데 사실 페미니즘이 해 온 것은 밥그릇 싸움 이전에, 밥그릇이라는 말의 의미 자체를 재구성하려는 노력이었다. 말하자면 ‘남성만 쓸 수 있는 밥그릇’을 ‘성별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밥그릇’으로 재구성하려는 운동이었다는 의미다. <혁명의 영점>은 이를 위해 치열한 투쟁을 해 온 페미니즘의 한 흐름을 보여준다.


2016년 10월 14일
한겨레신문
손희정 문화평론가

기사 원문 링크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7656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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