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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교수신문> 기사에 이어서 좀 더 자세한 2011년 인문사회과학 신간 도서들을 소개합니다. 갈무리의 신간으로는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 네그리의 『네그리, 제국을 말하다』, 『글로벌: 세계화 시대의 삶 권력과 투쟁』, 『공통된 것을 기리며』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올 한 해도 풍성한 인문사회과학 도서들이 독자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편집부



[교수신문 2011. 01. 20] 신묘년 학술서 관통하는 키워드는?

2011년 신묘년. 학술서들이 연초부터 쏟아져나고 있다. 올해 어떤 책들이 얼굴을 내밀까.
꾸준히 학술서를 출간해온 출판사로부터 올해 출간 예정 목록을 받았다. 키워드로 정리한다면, ‘고전과 현대 문제작 번역’,  ‘화제의 저자들 저작 번역’. ‘철학자 해부와 저작 재번역’등이 우선 눈에 들어오는 열쇠말이다. 이어 다극화된 세계체제의 중추로 떠오른 중국과 관련한 ‘중국’ 키워드, 그리고 한국 전통시대의 문화와 사상을 조명한 ‘전통사상과 문화’. 여전히 논쟁의 물꼬를 유지하고 있는 ‘식민지 근대화 저작들’을 놓칠 수 없다.



고전과 현대 문제작 번역 강세
고전과 현대 문제작 번역은 지난 해 이어 꾸준히 강세를 보일 예정. 먼저 동녘의 고전 강의 시리즈가 눈에 뛴다. 노자, 장자, 맹자, 니체, 레비나스, 정치철학 등을 강의 형식으로 소개하는 기획이 있다. 도서출판 갈무리는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 (김호경, 4월)을 소개한다. 『윤리학』과 『정치론』을 통해 완성되는 스피노자의 급진적인 사상 체계가 시작되는 저작이란 설명이다. 스피노자를 우리 시대에 맞게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고전으로 평가한 셈이다. 역자의 꼼꼼한 해설이 덧붙여진다는 데 기대된다.

책세상은 『루소 전집』(고봉만, 김중현, 박호성 외)을 출간한다. 산책자에서 나올 루시엥 페브르와 앙리-장 마르탱의 공저 『책의 출현』(역자 미정, 11월)도 눈을 끈다. 이 책은 문자문화를 대량으로 공급하게 된 역사적 사건으로서의 ‘책의 출현’을 경제사와 기술사는 물론 사회학과 인류학적인 축면에서까지 읽어낸 아날학파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서출판 길은 헤로도토스의 『역사』(김종철, 6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김헌, 8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곽차섭, 8월), 키케로의 『연설가에 대하여』(안재원, 8월), 짐멜의  『돈의 철학』(김덕영, 하반기), 칸트의 『판단력 비판』(김상봉, 중반기), 칼 슈미트의 『현대 의회주의의 정신사적 지위』(나종석, 4월), 자크 랑시에르의 『불화』(진태원, 4월), 알랭 바디우와 슬라보예 지젝의 『철학 무엇을 할 것인가』(민승기, 5월)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모리스 블랑쇼 저작 소개도 계속 이어진다. 그린비는 『문학의 공간』(이달승, 1월), 『죽음의 선고』(고재정, 3월), 『다가올 책』(심세광, 4월) 『우정』(박규현, 9월)을 계획하고 있다. 이 출판사는 루쉰 전집 3권~ 6권 번역도 계속할 예정이다.

2010년 출판 독서계를 뜨겁게 달군 책은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였다. 역시 그의 저작 『민주주의의 불만』을 동녘에서 준비하고 있다. 정치철학자 알랭 바디우 역시 꾸준하게 번역되고 있다. 이학사는 바디우의 『세기』(박정태, 1분기)를 계획하고 있다. 이 출판사는 바디우의 정치철학을 읽어낼 수 있는 『메카폴리티크』(홍기숙, 4분기)도 같이 준비하고 있다.

좌파 이론가 안토니오 네그리 번역을 빼놓을 수 없다. 갈무리는 『네그리, 제국을 말하다』(박서현, 6월)와 주세페 꼭꼬와 공동 저술한 『글로벌: 세계화 시대의 삶 권력과 투쟁』(조정환, 8월)-이 책은 라틴아메리카를 중심에 놓고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묻고 있는 내용이다 -문학평론가 체자레 카사리노와 대담한 『공통된 것을 기리며』(손지태, 10월)를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네그리 철학의 주요 개념의 계보학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을 듯하다. 여기에 이학사가 준비하고 있는, 정치의 새로운 문법을 중심으로 네그리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도자기 제작소』(신지은, 4분기)도 곁들일 수 있다.

다각적 시선 쏠리는 '중국' 화두
‘중국’의 부상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2011년 우리 학계에서도 활발한 중국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출판문화원의 『중국의 부상과 한반도의 미래: 상호인식과 전략적 선택』(정재호, 5월)은 향후 중국의 미래 궤적들을 여덟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그 가능성을 평가하고, ‘강대국화’의 구현을 전제로 한국이 가용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과 각각의 비용을 분석하는 책이다.

만음사가 준비한 『휘주 상인과 대운하』(조영헌, 3월)는 우리에게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주고 있는 중국을 알 수 있는 키워드로 명·청시대의 휘주 상인을 내세웠다. 이 출판사가 준비한 『키메라의 제국 청과 중국』(구범진, 9월)은 오늘날 중국이라는 국민국가는 청이라는 세계 제국이 남긴 유산 속에서 탄생한 역사의 산물이라는 시각을 담아냈다. ‘중국’의 역사적 탄생 기원을 더듬는 기획들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급부상에 놀란 미국과 중국은 어떤 관계를 유지할까. 이들의 대결이 궁금한 독자라면 소와당이 출간할 『제국의 전쟁-중국 대 미국』(프랑스와 랑글레 지음, 오정훈옮김, 4월)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화여대출판부는 중국 번역 철학의 정수만을 추려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왕빙친의 『20세기 중국번역사상사』(김혜림 외, 6월)을 내놓을 예정. 20세기에 홀동했던 번역 거장 10인의 번역 담론을 집중적으로 탐구한 이 책을 통해 근대 중국을 만든 문화적 배경을 읽어낸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저작들의 번역 소개와 함께 학계 내부의 공력을 십분 발휘한 저술 작업도 활발한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통사상과 문화를 조명하는 책들이 주를 이룬다. 서울대출판문화원의 『고려불교사연구』(최병헌, 3월)에 주목할 수 있다. 소쉬르의 일반언어학강의가 그의 제자들이 헌정한 책이듯, 이 책 역시 최병헌 교수가 남긴 논문들을 제자들과 학계에서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한국 불교사를 근대적 학문으로 정립하는 데 헌신해 온 최병헌 교수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지식산업사가 내놓을 『한국불교사연구입문』(최병헌 외, 상반기)도 같은 맥락에 서 있는 책이다.

전통사상과 문화탐색 활발
소와당은 『풍석 서유구와 임원경제지』(유봉학 외 지음. 1월)를 내놓는다. 이 책은 임원경제지 시리즈의 학술적 의의를 서지학적, 역사학적 측면에서 연구한 책이다. 이어 서유구의 『임원경제지 위선지』(김일권, 2월)도 곧 선보인다. 임원경제지 시리즈 가운데 본리지, 관휴지, 만학지를 이은 4번째 책이다. 자연현상을 관찰해 기후를 예측하고 점을 보는 내용이다. 서울대출판문화원이 내놓을 조남현 서울대 교수의 『한국 현대 잡지 사상사』(4월)도 눈길을 끈다.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전개는 사실 ‘잡지’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2010년 특히 국문학계 젊은 학자들이 1930년대 잡지에 주목한 데는 그런 인식의 공유가 있다. 근대문학 형성에 관련된 잡지들을 일관성 있게 읽어내고, 이를 사상사적 차원에서 정리하는 작업은 문학사와 문화사를 더 풍요롭게 일궈낼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대출판부는 신민족주의 사학자인 손진태의 유고집 1, 2를 예고했다. 『조선 상고문화의 연구』, 『우리나라의 역사와 민속』(최광식 지음, 상반기)는 손진태의 미발표 원고 및 서간문과 엽서류를 엮어 만든 책이다. 같은 출판사의 『고조선 복식문화의 발견』(박선희, 상반기)는 상고시대 복식문화를 해명하고 복식학계에서 외면돼 온 고조선 복식문화의 기원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 논쟁적 작업이 될 것이다.

기존의 정태적인 분석을 넘어 한 장의 지도 이면에 놓여 있는 사회사적 맥락에 주목한 『조선시대 세계지도와 세계인식』(오상학, 상반기)가 창비에서 곧 출간된다. ‘지도’ 읽기가 새롭게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어떤 인식의 지도를 펼칠지 기대된다. 이와 동녘에서 준비하고 있는 『전통건축 해체도』시리즈(김왕직), 『한옥발달사』(전봉희)등도 최근 일고 있는 ‘건축 읽기’ 바람 속에서 어떤 목소리를 담을지 주목된다.

식민지 근대 천착의 새로운 걸음
2010년이 한일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식민지 유산 평가가 지난 한 해 주요한 의제였지만 논의가 충분치는 못했다. 올해 식민지 근대화와 관련된 저술 작업은 탄탄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일제시대 조선 최대의 대기업이였던 화교기업 ‘동순태’ 분석을 통해 조선에 근대 경제체제가 성립하던 실정을 밝혀낸 소와당의 『동순태』(강진아, 6월)에 눈길이 쏠린다. 1907년에서부터 1945년까지 한국에서 발매된 유성기음반의 규모와 내용을 상세히 일람할 수 있도록 정리한 동국대출판부의 『한국유성기음반 문헌정보』(배연형 외, 1월)가 곧 나온다. 서지적인 정보와 음반 매체의 특성 이해, 나아가 시대적인 문화의 흐름, 음악사적 맥락까지 개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출판사가 준비한 개항 후부터 해방에 이르는 기간 동안 한국의 농업변동과 농민·농업문제 연구를 중심에 둔 『한국 근대의 상업적 농업의 발달과 농업변동』(이윤갑 지음, 상반기)는 식민지 유제가 해방후 정치경제적 분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 책이다.

1880년대 입헌군주제와 민주공화제라는 서양의 정치제도를 처음 접한 시기부터 해방의 꿈을 꾸며 혁명의 길을 모색했던 1940년대까지를 포괄한 근대국가건설론 『그들이 꿈꾼 나라』(박찬승·최균진 공저, 7월), 대한제국기의 복잡한 정세와 역사의 변동을 폭넓은 시야에서 조망한 『대한제국흥망사』(서영희, 8월)등이 돌베개에서 출간된다.(최익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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